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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도서

교사와 아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사색 

아이와 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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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통하고 싶은 교사에게


 나는 직업의 특성상 현장의 많은 영유아교사들과 만난다. 매순간이 즐거움으로 들뜬 교사를 만나기도 하고 하루하루가 사막을 건너듯이 힘겨워하는 교사를 만나기도 한다. 그들과 만나면 오래 전 나의 교사시절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난다. 교사의 초년시절에는 통과의례처럼 누구나 아이들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시절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를 잘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교사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예비교사교육에서 배운 지식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아이들의 일상을 돌보고, 제각각 다른 아이들의 제각각 다른 마음을 읽어주어야 하고 세상을 향한 무수한 호기심을 존중해야 한다. 부모를 만나서 양육의 동반자가 되어야 하고, 경력과 경험이 다른 교사들과 협력적 동료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이 전공서적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으면서 다른 무형의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어야 할지 외로운 도전을 맞이한다.

 많은 교사들이 아이와 잘 지내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아이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매순간 성공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은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대상이지만 몬순기후처럼 종잡을 수 없다. 맑은 하늘에서 스콜이 쏟아지기도 하고 빗물이 채 스미기도 전에 눈부신 햇볕이 내리쬐기도 한다. 그래서 교사는 잡히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과 숨가쁜 숨바꼭질을 해야 한다.

 나는 상호작용에 대한 강의를 자주 한다. 교사들은 강의를 듣는 중에는 울고 웃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과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서로의 마음이 잘 통했던 강의는 나도 교사들도 끝나고 나면 다소 들뜨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내일 교실에서 다시 겪을 갈등을 생각하면 나는 또 그들의 뒷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들은 내일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상황을 맞이하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실수를 반복하고 후회하고 자신의 기술이 부족했다고 한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색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것을 말해주고 싶다.

 아이와 소통, 마음의 주고받음, 즉 상호작용은 ‘사람에 대한 깊은 사색’이 필요한 일이라는 나의 깨달음을 영유아교사들과 나누고 싶었다. 아이를 바라보고, 나 자신을 바라보고, 그리고 서로 공감의 마음으로 마주보는 일에 대한 사색을 나누고 싶었다.

 교사됨이란 인생에서 배운 ‘사람에 대한 교훈’을 실천하는 일이다. 사람에 대한 진심어린 존중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아이가 그것을 배우도록 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존중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교사의 소명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또한 살아가듯 하는 일이니 쉬운 일이다.

 이 책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현직에 있는 영유아교사와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첫째 장 <아이를 보다>에서는 아이를 이해하는 겸손한 방법과 아이는 참으로 저마다 다르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둘째 장<나를 보다>에서는 교사란 어떤 존재인지, 또는 어때야하는지 저마다 사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셋째 장<마주보다>에서는 아이와 교사의 관계를 만들어갈 때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고민해 보고 싶었으며 마지막 장 <나누다>에서는 실제로 벌어지는 여러 상황에서의 사례를 중심으로 각자의 경험을 되돌아 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이 늘 뭔가를 더 알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는 영유아교사들에게 전공서적 외에 가벼운 읽을거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했다. 비슷비슷한 이론을 덜어내고 교실의 이야기 만이 아니라 일상의 이야기와 다른 분야의 글들을 함께 실었다. 인간성장의 이야기를 좀 더 넓게 다루고 싶어서 아주 어린 영아의 사례부터 유아의 사례를 함께 풀어보았다. 영아기와 유아기가 동떨어진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린이집 교사나 유치원 교사나 모두 영아기와 유아기의 긴 성장기를 통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영유아교사들에게 더 잘해야 한다고 채근하기보다는 이미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의 글이다. 이 책을 통해서 여러분이 더 이상 자신의 실수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교사는 이미 성장을 마친 완전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교사의 상호작용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란 당신이 이제 와서 상호작용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성장이다. 교사로서의 자신과 사람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사색함으로써 거울에 비친 자기모습처럼 아이를 바라보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훗날 어린 아이들의 교사로 살았기 때문에 내 삶도 함께 나아졌다고 느끼기를 기대한다.

2013년 가을, 저자

 

첫 번째 이야기 - 아이를 보다

    • 시(視). 관(觀). 찰(察). 상호작용의 시작

    • 콘라드 로렌쯔 아이들 속에서 뒹굴어라

    • 그대 마음은 바람 마음을 알아주는 일이다

    • 기가 센 아이, 기가 약한 아이 기질에 따라 다르다

    • 아담과 이브 성별에 따라 다르다

    • 오뉴월 하루 볕 연령에 따라 다르다

    • 줄탁동시(啐啄同時) 부모에 따라 다르다

 

두 번째 이야기 - 나를 보다

    • 첫 해부터 총괄책임자 교사의 직무는 특별하다

    • 콩 심은 데 팥 나는가 인간의 발달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 로크와 루소 배지설과 자연주의

    •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가 행동주의적 신념

    • 예정대로 자란다고 믿는가 성숙주의적 신념

    • 세상과 소통하며 배운다고 믿는가 상호작용주의적 신념

    • 즐거운 열정 교사로서의 신념과 가치 바로 세우기

    • 마음 밭을 가꾸는 일 화를 다스리고 감정을 조절하기

 

세 번째 이야기 - 마주보다

    • 매화가 아픈 이유 초임교사 시절에 대한 반성과 소명

    • 회복탄력성 자존감으로부터 생기는 극복의 힘

    • 관심과 존중 사랑을 위한 두 가지 기술

    • 경청 마음을 열고 들어주기

    • 표정이 살아있는 리액션 반응을 보여주는 방법

    • 42.195km 스스로 알아가는 즐거움 주기

    • 말과 글 소통의 도구로써 말과 글을 배우는 과정

    • 협상의 3단논법 원하는 것을 함께 얻기 위한 노력

 

네 번째 이야기 - 나누다

    • 그 얘기, 재미없어요 아이의 관심을 쫓아가며 대화하는 방법

    • 울고 싶으면 울어야지 울음에 대해 부드럽게 대응하기

    • 천천히 말해줄게 아이가 이해하는 속도로 말하기

    • 거짓말해도 괜찮아 상상과 현실의 조작극 이해하기

    • 알아듣도록 말해줄게 눈높이를 맞추며 대화하기

    •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꺼야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를 중재하기

    • 도와달라고 부탁해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 알려주기

    • 사랑을 믿어줄래? 사랑과 신뢰를 확신시켜 주기

    • 다 들어줄게 교사의 모습을 닮는 아이들

    • 악법은 법이 아니다 적당한 규칙 만들기

    • 싸우면서 자란다 다툼을 중재하는 방법

    • 무엇을 선택할래? 선택의 마술을 사용하는 방법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