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유아교육과 보육정책의 나침반이 되었던 '유아교육과 보육정책 주제검토 사업(Thematic Review of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Policy), 1998—2006'을 추진하였다. 이 주제검토 사업 중에 UNESCO
와 공동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교육과정 및 교육학(Curriculum and Pedagogies in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이 워크숍은 UN기구가 범국가적 차원에서 유아교육
과정을 논의한 최초의 자리였으며, 이때 발표된 워크숍 자료가 바로 이 책의 근간이 되었다.
OECD는 주제검토 사업 이후에도 유아교육과 보육 관련 범국가적 차원의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구체적인 사업 주제를 선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예를 들면 교육과정과 질 평가 지표, 교직원 등이다. 체제, 재정, 무상교육 등과 같이 유아교육과 보육의 기반 구축을 위한 정책에 포괄적으로 접근했던 초기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유아교육과 보육의 질에 관심을 가지고 질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주제가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1년 이 책의 초판이 나온 이후에 우리나라 유아교육과정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3～5세 유아 대상 유치원 교육과정과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이 ‘누리과정’으로 통합된 것이다. 이 누리과정은 1997년 시작된 ‘유․보 통합’ 논란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이제 우리나라 유아교육과정은 영아를 위한 보육과정과 유아를 위한 누리과정으로 연령에 따라 단일하게 구성되었다.
그렇다면 새로 구성된 우리나라의 누리과정은 유아를 위한 최선의 교육과정일까? 이와 관련하여 이 책의 제2장 ‘5가지 유아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좋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누리과정이 발표된 이후 교육과 보육의 경계를 넘어선 단일 교육과정으로의 통합은 인정하면서도, 내용과 구조 등에 대한 개선 논의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논의하고, 또 개선해야 할 것인가? 이 논의 과정에서 이 책의 제1장 ‘유아교육과정 개발과 관련된 핵심 이슈들’은 중요한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초판에서 ‘역자’였던 우리 세 사람은 기왕에 펼쳐낸 이 책이 유아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좀 더 쓸모 있고 필요한 책이 되기를 바라면서 대폭적인 수정, 보완 작업을 시도하였다. 장의 순서를 바꾸고, 축약하여 제시된 각국의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된 최신 자료를 찾아 추가하고, 주제와 관련된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 문장으로 제시함으로써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또 전체적으로 윤문을 다시 하였다. 이제 역자 겸 필자가 된 우리 세 사람은 모쪼록 이 작은 책이 유아교육과 보육 분야를 공부하는 모든 이들에게 더욱 유용한 책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OECD의 주제 검토 사업을 계기로 짧지 않은 만남을 이어온 존 베넷 박사가 2015년 세상을 달리하였다. 베넷 박사는 우리나라 유아교육과 보육 체제의 통합을 누구보다도 갈망했던 분이다. 또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다른 저자들에게 허락을 받아주신 분이다. 수정 보완 작업을 하면서 베넷 박사의 따뜻한 눈빛을 여러 번 생각하였다.
초판과 마찬가지로 뒤편에 영어 원문을 첨부했다. 원본은 OECD 홈페이지에도 탑재되어 있으며 ‘Starting Strong’과 연계되어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책 전체를 다시 편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기꺼이 수락해 주신 공동체 가족들께 두 번째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