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글』
지금,
그녀가 울고 있다.
너무나 슬프게…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도, 왜 우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의 한 장면일까?
나와 그녀를 어린이로 바꿔보면 우리는 이와 유사한 경험을 떠올릴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우리는 옆 사람이 울면 이유도 모르면서 따라 울었고, 누군가가 박장대소하면 눈물까지 흘리면서 같이 웃었다. 어린 시절의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고 같이 기뻐하며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학교라는 집단에 소속되면서 나 외의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지고, 때로는 이기적이고 냉정해지기까지 한다. 학교는 지식 습득과 규칙 준수 그리고 또래와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협동과 배려를 습득하면서 전인적인 인격체로 성장하는 곳이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대학입시를 위해 경쟁의식을 형성하고 상벌점제로 서로를 감시하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입시보다 더 치열한 취업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커닝은 물론 과제를 대행해 주는 업체를 이용하면서까지 좋은 학점을 취득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었고, 각급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부설기관으로 인성교육센터를 설립하거나 ‘직업과 윤리’와 같이 도덕성과 윤리성에 관련된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사회봉사 등의 비교과과정의 운영을 통해 지식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직업윤리 수업을 수강하거나 스펙 쌓기의 일환으로 비교과과정을 이수하는 등 기존의 인성교육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유아교육학, 디자인학, 간호학을 전공한 교수들이 모여 그림책을 전공교육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대학생 인
성교육 교재를 개발하였다. 문학이나 일러스트레이션 영역뿐만 아니라 간호학처럼 사람과 관련된 모든 학문영역에서 적절한 주제의 그림책을 읽거나 만들고, 그림책을 활용한 인성교육 활동 등을 전공에 접목한다면 전공교육의 밑바탕이 되는 인성교육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의 전인교육을 담당하게 될 예비교원의 인성교육을 강화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유아교육을 포함한 교육학 관련 전공에서도 인성교육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
흔히 그림책은 ‘어린이’와 한 단어로 인식될 정도로 어린이가 읽는 책으로 알고 있지만 현대적 개념의 그림책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대상이 확대되었다. 그림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사람, 환경, 사회, 경제, 인종, 종교, 자연을 포함하는 다양한 주제는 세상에 대한 통찰력, 이해심, 배려심 그리고 공감능력을 키워준다. 또한 예술적이고 심미적인 그림을 통해 따뜻하고 아름다운 정서를 향상시키고, 글과 그림의 관계를 통해 상호관계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상처받은 마음도 치유할 수 있다. 이러한 그림책의 특징을 활용하여 ‘착했던’ 우리 안의 동심을 만날 수 있도록 이 책에 그림책의 문학적 가치, 예
술적 가치, 치유적 가치, 교육적 가치와 인성교육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그림책 교육 전문가인 김은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그림책을 읽고 실제로 아름다운 인성을 다듬거나 회복할 수 있는 인성교육 활동(CHAPTER 12)을 포함하였다.
김은아 선생님은 물론 부록의 그림책 내용과 정보를 정리하여 준 유아교육 전공 박사과정 김희정 선생님, 표지디자인을 담당한 정진솔 디자이너, 표지와 본문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린 박찬영 학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이 책이 전공에서 대학생의 인성교육을 위한 새로운 교수법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또한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해 인생의 비전을 수립하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청년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