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아동을 가르칠 때 부딪히는 어려움 중에 하나는 아동의 문제행동에 대한 적절한 대처이다. 아동이 문제행동을 보일 때, 강하고 엄하게 제지해야 하나? 그러다가 아동학대로 보이지는 않을까?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 적절한 건가? 효과가 있나?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등등 아동의 문제행동은 교사의 끝없는 고민을 유발한다.
이런 교사의 고민에 가장 적합한 답이 긍정적 행동지원이라고 생각되어 본 교재를 집필하게 되었다. 아동이 보이는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던 과거의 행동수정 방법과 달리 긍정적 행동지원은 아동이 그 행동을 보이는 이유, 즉 아동의 행동에 담겨 있는 의사소통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중재방법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행동수정 방법은 문제행동 감소를 위해 주로 벌을 사용해 왔고 이에 대한 교사들의 심리적인 불편함을 초래했다. 따라서 이 방법을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사용하지 않는 교사들도 많은 상황이었다. 교사 편에서 사용하기에 좀 더 합리적이고 인권 존중적인 방법으로 대두한 것이 긍정적 행동지원이다.
대부분 장애아동은 언어표현 능력이 지체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나타내지 못하고 따라서 주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긍정적 행동지원은 이러한 의사소통이 단절된 상황 때문에 행동적인 문제가 일어난다고 전제하고 있다. 자신의 의사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장애아동은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게 되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인의 눈에 이는 문제행동으로 비치게 된다. 예를 들어, ‘나 좀 보세요, 같이 놀아주세요’라는 의사표현을 장난감을 가지고 책상을 두드리는 행동으로 나타내면 교사는 ‘책상 치지 마세요’라는 부정적인 언어 제지를 하게 된다. 만약 아동과의 의사소통을 통한 관계 개선이 되지 않고 이 상황이 누적된다면, 아동은 행동을 더 과격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아동과 주변인 간의 의사소통의 어긋남을 해결하기 위해서 아동의 행동이 나타내는 의도, 목적, 기능을 파악하여 이에 적합한 중재를 고안하고 실행함으로써, 즉 아동의 의사에 적합한 반응을 함으로써, 아동과 주변인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긍정적 행동지원의 하나의 목적이다. ‘아동의 행동을 이해하면 아동의 마음이 보인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아동 행동 이해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접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긍정적 행동지원은 문제행동의 감소뿐 아니라 아동이 할 수 있는 바람직한 행동을 지도하는 교육적인 면과 아동이 속해 있는 집, 학교, 지역사회 등의 다양한 주변인들과 환경을 재구성하는 체제 개선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광범위성 때문에 문제행동은 한 아동을 둘러싼 모든 사람의 책임으로 확대 해석되고 있다. 또한 그 대상도 장애아동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다차원적인 긍정적 행동지원이 제시되고 시행되고 있다. 아동의 환경인 가정과 교육기관에서의 기대행동, 즉 규칙 제시를 통한 모든 아동에 대한 문제행동의 1차 예방이 우선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즉, 구조화된 하루 일과 내에서 기대행동을 제시하고 실행함으로써 아동이 지금 어떤 행동을 하면 받아들여지는지를 알게 하고 이를 수행하게 하는 방법이다. 즉, 어린이집에서 이동할 때 줄을 서서 천천히 움직여야 하고, 우측통행을 해야만 부딪히지 않는다는 걸 제시하고 지킴으로써, 이를 지키지 않을 때 일어날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2차 예방은 관계성 속에서 사회적 능력이 떨어져 문제를 보이는 아동에 대해서 소집단 사회성 교육의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지속적인 교육과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다.
본 교재에서는 아동 행동지도와 관련해서 유아교사가 수강하는 과목인 아동상담, 아동복지, 유아사회교육, 유아언어교육, 아동생활지도 등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3차의 개별적인 지원이 필요한 문제행동에 대한 접근을 주로 다루었다. 긍정적 행동지원의 개요(1~2장), 실제(3～10장), 이의 확대 적용(11～13장)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기술했으나 많은 부분을 긍정적 행동지원의 개별화된 접근 실제를 다루는 데 할애하였다. 3장에서 12장에는 아동 한 명의 해당 내용 사례를 부록으로 첨부하여 이론과 적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그리고 내용이 너무 어렵지 않도록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현장 교사의 검수도 받았다.
본 교재가 통합 현장에서 아동의 문제행동으로 인해 고민하는 모든 교사들에게 고민을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힘든 일정 가운데 일 년여 동안 집필에 함께한 동료인 김형미 교수와, 제자이면서 현장 파트너인 유연주, 장지윤 교사에게 감사드린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함께 모여서 회의하고 내용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은 서로에게 문제해결의 시간이었다.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동료들 덕분에 하는 일이 좀 더 쉬워지고 재미있어지는 우리가 경험한 과정이 학급에서 문제행동을 해결하는 교사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