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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의 기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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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호학'은 다문화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연구방법이다. 그러나 기호학 자체가 문화 연구의 중요한 디딤돌이다. 문화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기호학’은 이처럼 인간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산물에 대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소쉬르와 야콥슨이 주장한 것처럼 언어도 사회적 산물이다. 또한 퍼스의 주장처럼 이 사회의 모든 이미지들도 사회적 산물들이다.

기호와 문화는 어떤 관계일까? 인간 사회에서 정신적이고 추상적인 것을 포함하는 물적 형성체는 자연적 산물과 사회적 산물로 구성된다. 물적 형성체 중 자연적 산물은 자연적 현상에서 나타나는 자연발생 기호이다. 물적 형성체 중 사회적 산물은 규약적 성격을 가지며 의사소통의 기능을 한다. 바로 이처럼 물적 형성체가 사회적 의사소통과 관련될 때 그것을 기호라 부른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언어나 이미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사회적 산물을 대신하는 모든 것이 기호이고,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결국 기호와 텍스트는 문화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문화 연구에서 기호를 다루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쉬르의 기호학은 언어의 구조와 랑그의 규칙성을,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은 결혼과 종족 보존의 문화적 규칙성을 통해 ‘구조주의’를 탄생시켰다.

다문화 연구로서 기호학은 구조주의의 ‘중심성과 구조성’, 그리고 ‘질서’ 등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돕는다. 탈구조주의적 접근을 통해 주류사회가 만든 기표와 기의의 가변성을 기반으로 문화적 다양성의 씨앗들을 발견케 해준다. 다수자 중심의 문화적 동일성이나 획일성이 아니라 문화다양성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을 ‘다문화의 기호학’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소수자에 대한 관리와 통제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차별적 신화와 이데올로기의 내면을 들추어내도록 돕는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다수자 중심 사회가 만들어낸 규칙과 질서, 차별과 배제의 ‘사회적 언술’에 대하여 다양한 사회적 텍스트의 분석과 비평을 통해 다문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 중심의 접근방법을 제공한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다수자들이 ‘다문화’, ‘이주민’, ‘결혼 이민자’, ‘다문화 가정 자녀’ 같은 개념을 접할 때, ‘일방적이고 자동으로 떠오르는 영상’에 이의를 제기하고 ‘새로운 상’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첫 단계의 작업은 ‘낯설게 하기’이다. 이 ‘낯설게 하기’는 단일적이고 자민족중심주의적인 사회 안에서 담론과 미디어의 사회적 차별 현상들에 이의를 제기하고 변증법적 안티테제를 제시한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문화적 낯설게 하기’를 통해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나아가 ‘다문화의 기호학’은 다수자 중심 사회의 ‘기호 낯설게 하기(기표와 기의를 동시에 낯설게 하기)’를 통하여 다수자 문화 중심의 텍스트와 문화에 ‘상호텍스트성’과 ‘상호문화성’, ‘하위문화 구축’ 등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하여 문화사회학적인 ‘다문화 언술’이 자유로운 사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주류문화 사회인들의 다문화 수용성을 증대시키는 역할도 한다. 한국사회에서 대부분의 다문화 접근은 소수자에 대한 교육과 교화를 통해 그들이 한국사회에 통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사회통합’과 ‘다문화’는 대치적 개념이다. 사회통합은 문화적 일치성을 강조하지만, 다문화는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다문화정책과 교육의 주류는 ‘사회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바로 이러한 관점의 차이가 한국사회의 다문화 담론을 협소하게 제한시킨다. 한국사회에서의 다문화 논의가 보다 광의적 차원에서 논의되려면 ‘다수자를 위한 다문화적 접근’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어져야 한다. ‘다수자를 위한 다문화적 접근’이 곧 다문화 수용성이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다수자들의 다문화 수용성 확대를 위한 다양한 텍스트의 접근방법과 다문화적 리터러시 교육방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소수자 이주민이 다수자들에게 위협이 되거나 경쟁적 존재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임을 알게 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소수자로 하여금 다수자 사회에서 순응적 존재, 동화의 대상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사회적 일원으로 참여가능하도록 자신들의 목소리와 시각을 드러내는 장을 제공해 준다. 이주민들이 다수자 사회에서 동화, 고립, 주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타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문화창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주체성은 자신이 처한 사회적 현실을 고발하는 비판과 저항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다문화의 기호학은 새로운 기호학 이론 제시가 아니다. 기호학의 기존 연구들을 다문화 사회에 실천적으로 적용시킨 것이다. 그래서 ‘다문화의 기호학’은 아직 기초적 수준이고 현장 중심의 접근을 한 것이기에 부족함이 많다. 그러나 ‘다문화의 기호학’에 대한 새로운 텍스트를 한국사회에 던짐으로써 이 사회에서 다문화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이 책을 집필함에 있어서 함께 작업을 한 한진상 교수가 건강상 힘든 수술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이 책을 위하여 온몸으로 수고한 것에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생사를 넘나든 흔적들이 한국의 다문화 사회에 작은 촛불이 되었으면 한다. 아낌없이 이 책의 출판을 승낙하여 주신 공동체 출판사에 감사드리고, 다문화 공동체 사회를 향하여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다문화 기호들이 가득한 안산의 국경없는 마을에서 박 천 응
 

|chapter 01|기호와 기호학

               1. 기호란 무엇인가?

               2. 기호학이란 무엇인가?

               ❚ 연습문제

 

|chapter 02|다문화의 기호학을 통해 다문화사회를 읽기 위한 방법들

               1. 기호의 변증법적 합성

               2. 기호의 자의성

               3. 의미 만들기와 커뮤니케이션

               4. 그레마스의 기호사각형

               5. 담 론

               ❚ 연습문제

 

|chapter 03|기호로 읽는 다문화사회 Ⅰ; 다문화의 기호학에 대한 이해

               1. 소쉬르의 의미작용(semiosis)

               2. 그레마스와 기호분석

               3. 퍼스와 다문화의 기호 분석

               4. 기호학적 이데올로기 분석

               ❚ 연습문제

 

|chapter 04|기호로 읽는 다문화사회 Ⅱ; 다문화사회에 대한 기호학적 이해

               1. 다문화 공익광고 분석

               2. 다문화 영화 분석

               ❚ 연습문제

 

|chapter 05|기호로 읽는 다문화사회 Ⅲ; 다문화 사회의 기호학 적용

               1. 왜 이 그림은 푸에르토리코의 성화인가?

               2. 문화적 코드의 자의성

               3. 권력의 심층성에 대한 해석

               4. 다문화 사회의 고정된 이미지 1

               5. 다문화 사회의 고정된 이미지 2

               6. 고정관념의 탈피

               7. 만들어진 신화

               8. 다문화사회의 질서와 무질서

               9. 다문화 사회와 갈등

               10. 다문화 도시 괴담

               ❚ 연습문제

 

|chapter 06|‘다문화의 기호학’ 확장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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