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산업화 시대를 거쳐오면서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의 성장을 이루어 내면서, 많은 저개발 국가들의 선망이 되어 왔다. 이러한 성장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로 하여금 자긍심을 키우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 나라의 성장은 물질적 측면을 넘어 보다 높은 국민의 복지와 안전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필연적인 단계로 진입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국가성장의 도식으로부터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특히 세월호를 비롯해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안전의 위협과 폭력의 문제는 물질적 가치만 추구해 온 우리 사회 어른들의 어설픈 성장에 대한 욕망,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초지구적 현상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을 배우지 못한 인간들의 무절제한 이기심이 만들어 낸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픈 사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사고들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물질의 극대화를 위해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못해 온 감각 없는 사회, 영혼이 사라진 시장경제, 그리고 진정한 가치가 전복된 물질중심 정치․경제 속에서 키워온 가장 큰 위험성이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이러한 가치가 전복된 사회의 심각한 위협 앞에서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할 주역들인 영유아들의 안전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일을 실천할 때이다.

   한편 우리나라가 그동안 이룩한 많은 성과들의 근원적 힘은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겼던 가치에서 배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 가정의 책무였던 ‘아이를 가르치는 일’이 시대와 사회가 변화하면서 사회적 책임, 특히 교육기관의 책임으로 이양되고 있는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교육기관은 경쟁과 시험보다는 안전과 보호, 돌봄과 배려를 가장 최우선의 가치로 여겨야 할 것이며, 아직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어린 연령의 영유아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은 작금의 시대의 과업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영유아를 위한 안전교육 교재를 집필하기에 이르렀다. 교재 집필 전 안전에 대한 깊은 연구와 고민이 부족하였고, 안전교육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점에 부담감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교사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안전교육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있으며, 어린 연령의 영유아라 할지라도 그들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하는 것 또한 교사의 책무이며,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위급 상황에서 교사와 영유아들이 알고 실천해야 할 안전교육 내용을 정리하는 것 또한 교육자로서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며 교재를 집필하기로 결정하였다.

   다행히 안전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개발된 선행 연구물들이 있었으므로, 이를 모두 수집하고 정리하여 종합적 차원에서 기초 자료를 만들자는 생각에 집필진들이 뜻을 모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교재는 지금까지 개발되어 있는 다양한 안전교육 교재를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안전교육을 총체적으로 공부하고자 할 때 개론서로 읽혀지기를 기대하면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에서 다루어져야 할 내용이 모두 언급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노력하였다. 따라서 이 교재는 영유아 안전교육에 대한 전체적 시각을 갖는 데 아마도 큰 무리가 없을 듯 보인다.

   이 교재는 매우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영유아 안전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정리한 개론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각 안전교육 영역들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자 하였다. 따라서 특정 안전교육 영역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은 참고문헌에 소개된 웹사이트와 보충자료를 통해 더 심화된 지식을 가져나가기를 권한다.

   이 교재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첫 번째 파트는 영유아 안전교육에 대한 이해 부분으로 1장, 2장, 3장에 해당하며, 두 번째 파트는 영유아 안전교육의 실제 부분으로 4장, 5장, 6장에 해당한다.

   1장에서는 영유아 안전사고의 원인, 영유아의 안전교육의 개념 및 필요성, 목표와 내용을 알아봄으로써 영유아 안전교육에 대한 개괄적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2장에서는 영유아의 연령별 발달 특성과 그로 인한 안전사고 유형 및 안전수칙을 알아봄으로써 영유아들의 안전한 생활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3장에서는 유아교육기관 차원에서의 안전으로 안전과 관련된 법규 및 실내외 안전수칙과 유아교육기관에서 준수해야 할 안전관리 내용을 알아보았다. 4장에서는 영유아를 위한 안전교육의 내용을 알아보았다. 영유아 안전교육의 내용은 아동복지법 시행령에 준한 ‘성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 ‘실종 및 유괴의 예방․방지교육’, ‘약물의 오용․남용 예방교육’, ‘재난대비 안전교육’, ‘교통안전교육’의 다섯 가지 영역에 생활안전교육과 미디어 중독예방교육의 내용을 포함하였다. 5장은 교사와 부모를 위한 안전교육으로 영유아교사들의 의무교육 내용을 참고로 하여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근절을 위하여 아동권리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 직장 내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 가정폭력 예방교육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6장에서는 응급처치와 심폐소생술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안전사고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자신 및 타인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고, 안전의 중요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무엇보다 이상의 안전교육 내용을 통해 현대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을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위험한 사태를 미리 예감하고 가상적 차원에서 시각화하여 이해하도록 안내해 가는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유아 안전교육이란 딱딱하고 재미없는 교과나 개념이 아니라 상상력과 이야기, 신체와 체험이 강조되어 영유아들이 자발적으로 공감하면서 안전을 자신의 삶에 매우 깊숙이 침투시키는 동시에 제도화된 교육과정에서 귀찮게 추가되는 부가적 교육과정이 아닌, 배움과 삶의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아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 교재가 앞으로 이러한 교육적 노력을 만들어 가는 데 미약하지만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라며, 여전히 미흡하고 모자라는 부분이 많아 감히 출판하기에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시기와 필요성을 절감하며 펜을 내려놓는다.

2017년 8월

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