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핑 안데르센(Esping-Andersen)은 복지국가를 구별하는 기준을 소득비례를 추가한 균일급여인가 빈곤층 등 대상을 제한한 급여인가를 구분한 급여형태, 노동이 탈상품화 정도를 보는 시장과의 관계, 복지국가를 지탱하는 사회집단의 연합 유무와 같은 기준으로 구별하고, 제도와 시장, 사회를 횡단하는 관점을 처음으로 제공하였다. 이에 더하여 지지세력의 정치적 형성과 복지국가의 역사적 형성을 관계로 사회민주주의, 보수주의, 자유주의 레짐을 구별하는 유형론은 복지유형을 포괄하는 비교기준으로 사용되어 왔다. 자본주의화와 동시에 진행된 서구의 민주화 역사는 복지국가 발달의 역사와 연결된다.

  그렇지만 서양의 사례와 긴밀하게 연결된 분석구조는 후발 복지국가를 추진하는 신흥국가의 복지 발달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선진국의 사례 비교에서 출발한 복지유형론은 이제 신흥국 복지국가 분석을 포함하여 다양하고 통합적인 복지발달을 비교, 분석하여 사회복지 일반이론을 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비교사회복지 이해를 통해 다양한 사회복지제도의 변화와 적응을 정리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회복지는 실천학문이며 응용하는 사회과학이다. 복지를 비교하는 목적은 공통적인 장점과 특색, 다양하고 차별적인 내용을 배워서 보다 나은 복지이론과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를 위해서는 먼저 사회복지의 실천적 성격과 과학적 속성에 대한 요인을 관찰하고, 그 특성을 기준으로 다양한 제도내용을 비교하여 유용한 정보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책은 먼저 사회복지의 실천성과 과학성에 대한 이해를 고찰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한다. 실천성은 복지개념과 모델의 실천적 기능이 어떤 의미로 활용되고 있는지 비교 검토한다. 과학성은 과학적 기식의 기반이 되는 연구방법과 교육, 지식생성 방법 등을 서로 다른 관점의 입장에서 비교하고 과학적 실천의 한계 등을 검토한다. 이후 국제비교를 통해 복지국가 레짐을 중심으로 비교분석의 틀을 바탕으로 거시적인 제도형태를 분석한다. 그리고 제도를 세분화하여 조건형 소득보장과 무조건적 소득보장을 비교함으로써 소득보장제도의 다양한 차원을 검토할 것이다. 아울러 소득보장 기준의 중요한 논점인 최저생활보장 기준의 국제비교를 통해 인간다운 생활수준의 다양한 관점을 살펴볼 것이다. 제도 운용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회복지인력이다. 사회복지인력의 전문적인 역할과 기능 등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비교를 통해 사회복지사에게 필요한 전문성 요건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국 돌봄정책의 비중이 높아지는 동향 속에서 가족과 아동에 대한 보호 및 지원대책에 대한 제도현황도 비교 검토할 것이다.
  이 책은 비교사회복지 연구에 대한 이론적 체계화를 목표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학의 보다 정합적 실천을 위한 정보 습득과 교육을 위한 시론에 가깝다. 엄격한 비교분석 틀에 의해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 지역적 비교분석이 가능한 일반이론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지만, 멀지만 가까운 미래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다.
  인공지능에 의한 더 풍요로운 사회의 도래와 고통스러운 노동의 소멸이 올지도 모르는 미래사회에서 복지제도의 희망과 대안을 설계하기 위해서도 비교연구를 통한 탐색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2018년 5월
저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