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학습을 수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발달과업 중 하나다. 학습은 상급학교로의 진학이나 사회진출을 위한 취업 등 진로문제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과 관련된 문제는 학생의 삶 전반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학습에서의 부적응이나 어려움은 생활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며, 또한 학생에게 발생한 어떤 문제나 갈등은 대부분 학습에의 곤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학습문제는 학생들 자신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가 지니는 기대와 결부되어 학습수행의 부담을 가중시켜 많은 고민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학습부진이 누적될 경우 자신감이 상실되고, 학습된 무기력을 겪게 되며,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감소되고, 결국 또 다시 학습실패를 가져오는 악순환적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학습부진이 발생되지 않도록 그 원인에 따른 지도가 필요하다. 학습부진이나 학습부적응의 원인 및 학습상담에서 학생들이 호소하는 주요 문제의 하나가 학습동기의 부족이다.

  학습은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활동이 요구되는 능동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동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능한 학생일지라도 학습상황에서 주의를 집중하지 않거나 어느 정도 노력하지 않으면 학습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동기란 인간행동의 에너지이고 행동의 활성을 증감시키며 행동의 방향을 정해주는 심리적 요인으로서,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엔진과 핸들의 기능에 해당한다. 아무리 자동차가 근사하게 만들어졌어도 엔진이 고장 나거나 연료가 없으면 힘을 낼 수 없거나 작동이 되지 않듯이, 마찬가지로 가장 잘 발달된 습관일지라도 적절한 활성화, 즉 동기가 부여가 되지 않으면 기능하지 않는다. 또한 자동차의 핸들을 잘못 조작하면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큰 사고가 유발될 수 있듯이 학습에 대한 동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목표가 없거나 방향감을 상실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말을 물가에(즉, 학생을 학습에)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즉, 학생이 학습에 관여하고 집중하도록) 하는 것은 결국 동기부여이다. 이처럼 동기는 새로운 학습을 시작하기 위한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이미 학습한 행동들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데에 밀접하게 관련된 심리적 요인으로 학업성취를 이끄는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할 요소이다.
  이처럼 학생들의 특성 가운데 ‘왜 공부를 하는가?’를 설명하는 동기 요인은 학습에서 매우 중요한 변인이므로 교육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잘 알고 있어야 할 특성이다. 동기가 부족한 학생은 학습부진이 초래될 수 있고, 학습부진이 누적되면 자아개념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학습된 무기력을 느끼며 학습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자포자기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실제 학습부진 학생은 학습결손뿐만 아니라 학습동기 부족의 문제를 보이는 것이 일반 경향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시기부터 학습부진 예방을 위한 적절한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며, 학습부진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정 학습영역에 대한 교과지도와 함께 학교학습에 대한 동기를 유발⋅향상시켜 궁극적으로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긍정적 삶의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동기 유발⋅향상 지도를 위해서 교육자는 무엇보다도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동기유발을 위한 방안을 정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필자가 교육심리학과 상담 분야를 공부해 오면서 인간의 행동과 학습을 이해함에 있어 흥분을 감출 수 없을 정도로 매료되어서 도전해 보고 싶었던 영역이 바로 동기였다. 동기란 무엇이며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동기는 학습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또 이를 통해서 학생들의 학습행동을 이해하고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학습에 대한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학습에 대한 뚜렷한 목적과 동기가 없는 학생들을 어떻게 상담해 주어야 하는가? 이와 같은 문제에 끊임없이 사로잡혔다. 그동안 동기요인과 학습의 관계, 그리고 학습동기의 유발에 초점을 맞추고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강의해 오면서 동기의 이론과 연구결과를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적용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엮어보아야겠다는 의도에서 1991년 『동기와 학습』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학습동기에 관한 국내 최초의 단행본 저서라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고 있으며, 그 뒤에 수정 보완하여 1996년 『학교학습과 동기』라는 제목으로 재탄생하였다. 이 책이 출간된 지도 20년이 지났고 학습동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이론들이 출현되었기에 최신의 자료를 토대로 학습동기에 관한 책을 좀 더 새롭고 충실하게 엮어보아야겠다는 의도에서 이 책을 전면적으로 개정하여 다시 쓰게 되었다.
  새로 집필된 이 책이 교육장면에서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어떤 관점에서 이해하고,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향상시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일선학교의 교사들을 비롯하여 각종 교육담당 강사와 학부모들, 그리고 학습동기에 관심에 가지고 공부하고 있는 교사 지망생이나 대학원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어려운 출판계 여건에서도 이 책의 출판을 허락해 준 공동체 김동훈 사장님과 공동체 가족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2019년 1월
정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