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새롭게 기획한 한국생태유아교육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누리과정, 아이와 교사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정했다. 이 책은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3년도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 유아교육의 행복찾기 시리즈 Ⅶ : 누리과정, 아이와 교사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기조발제를 포함한 발제 내용을 수록한 것이다.

  특히 생태유아교육학회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누리과정 및 표준보육과정의 개발 추진 시행 과정 전반에 대해 강력히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지속적으로 그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필자는 누리과정 제정 관련 주요 학회 대표자 회의에서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장으로 참여하였으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인해 결국 퇴출당하고 말았다. 한국 유아교육에서 누리과정 도입은 무상교육 논쟁 못지않게 “유아교사의 생명은 수업이다”는 수업중심 유아교육이라는 괴물의 등장시켜 수업 광풍을 일으킨 것이다. 지난 수년간 한국 유아교육학계와 현장에서는 놀이중심 유아교육이 아닌 수업중심 유아교육이 유아교육의 정도(正道)라고 믿고 실행해야만 했다. 국공립유치원 교사는 수업을 잘 하고, 수업을 잘 못하는 어린이집 교사는 수업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류 유아교육학계의 전폭적인 지지와 학문적 뒷받침하에 진행된 누리과정에 따른 수업중심 유아교육의 광풍은 초등학교보다 수업중심 교육을 더 잘 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유아교육의 전문성이 향상되었다는 자부심을 갖게 했다. 놀이중심 유아교육이 하루아침에 수업중심 유아교육으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바뀐 이론적ㆍ실증적 근거가 무엇인지를 당시 그 연구 과제를 수행했던 주류 유아교육학계의 관련 당사자들은 이제 대답해야 한다. 또한 그 당사자들은 놀이중심 유아교육에서 수업중심 유아교육으로 바뀐 누리과정 운영이 유치원 어린이집의 재정지원과 평가ㆍ평가인증시스템과 연계된 관리 감독과 통제로 인해 유치원 어린이집의 아이들과 교사와 원장들에게 어떤 폐해를 입혔는가를 밝혀야 한다. 만약 폐해가 있었다면 그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적폐 1호로 국정 국사 교과서의 폐지에 따른 후속조치처럼 말이다.

  이와 같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2012년 누리과정 시행을 시작으로 망가지기 시작한 유아교육ㆍ보육은 “유아교사의 생명은 수업이다”는 깃발 아래 ‘수업중심 유아교육’으로의 광풍에 이어 ‘로봇유아교육’을 거쳐 ‘CCTV 유아교육’에 이르러 마침내 아이를 낳지 않는 세계 최악의 인구절벽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I장 ‘이 시대, 왜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는가? : 좋은 세상을 여는 생태유아교육’은 농부 철학자인 윤구병 선생의 기조발제 내용이다. 생태유아교육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참 좋은 세상을 앞당기는 참교육이라는 것이다. 제2장 ‘누리과정에서의 수업 도입, 유아교육적 측면에서 정당한가?’는 세종대학교 유아교육과 김희연 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이고, 제3장 ‘누리과정에서의 수업 도입, 일과운영과 매체 활용’은 동의과학대 유아교육과 조채영 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이다. 제4장은 ‘누리과정에서의 수업도입, 생태유아교육에서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은주 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이다. 그리고 제5장 ‘생태유아교육에서의 누리과정 운영 : 교사의 입장’은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생태유아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양산부산대병원어린이집 권선임 교사의 주제 발표 내용이다. 그녀는 생태유아교육기관에서 획일화된 누리과정에서의 수업 도입이 아이들의 몸 마음 영혼의 건강과 행복은 물론 교사들의 삶과 건강과 행복에도 엄청난 폐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6장 ‘생태유아교육에서의 누리과정 운영 : 부모의 입장’은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생태유아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부산법원어린이집 학부모인 조정민 판사의 주제 발표 내용이다. 그녀 역시 2008년부터 생태유아교육을 실천하는 부산법원어린이집에서 획일화된 누리과정의 강제화는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되찾아주어 신명나는 아이로 키우려는 생태유아교육의 실천에 미칠 폐해를 우려하고 있었다.

  여기서 한국생태유아교육 시리즈 발간에 대해 잠시 언급하고자 한다. 이 시리즈는 지난 20년 가까이 생태유아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치러진 생태강좌, 학술대회, 기념강연 등에서 발표한 귀한 자료들을 분야별로 묶어 작은 책으로 출판하여 널리 보급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1990년대 말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 시리즈를 기획 출판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필자의 주도로 산책 프로그램, 텃밭가꾸기 프로그램, 세시풍속 프로그램, 노인ㆍ아동상호작용 프로그램, 손끈놀이 프로그램 등 10여 권 이상의 프로그램을 소책자로 개발 보급하면서 생태유아교육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이번에 (사)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가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와 함께 기획한 한국생태유아교육 시리즈는 생태유아교육의 이론과 실제에 관련된 여러 분야를 다루고자 한다. 생태유아교육의 여러 분야와 영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존 유아교육의 이론ㆍ실제와의 비교 접근을 통해 바람직한 유아교육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특히 2002년 6월 창립된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에서는 2002년도 춘계학술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춘계와 추계 학술대회를 통해서 기존 유아교육의 현황과 문제점 및 개혁방안에 대한 이론적 연구물과 실천적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연구 발표하고 이를 축적해 왔다. 이러한 연구자료들은 자연의 순리와 사람의 도리와 조상의 지혜로 어린 아이를 키우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유아교육인 생태유아교육의 이론적ㆍ실증적 근거가 되고 있다. 생태유아교육 관련 연구물들은 아이살림ㆍ생명살림의 유아교육으로서 유아교육의 정도(正道)를 제시해 주기에 시대사회적 변화에 상관없이 그 이론적ㆍ실증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생태유아교육에 관심이 있는 유아교육 관계자들은 물론 학부모들과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는 학부, 대학원 학생들에게도 유익한 읽을거리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 그동안 생태유아교육은 산책가고, 텃밭 가꾸고, 세시풍속 행사하고, 유기농 먹이는 것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던 교수, 연구자, 원장, 교사 등 유아교육 관계자들의 경우 생태유아교육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태유아교육의 폭과 깊이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특히 해방 후 지금까지 한국 현대 유아교육 체제에서 주류를 자처해 온 기존 유아교육학계의 교수와 연구자, 유아교육 행정ㆍ정책 관계자들의 관심과 일독을 진심으로 바란다.

  끝으로 이 책의 원고 정리와 교정 및 관련 자료 수집에 도움을 주신 (사)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의 이선정 기획실장과 박지현 선생, 황국화 선생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특히 한국생태유아교육 시리즈 기획과 이 책의 발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도서출판 공동체 김동훈 사장님과 촉박한 일정에 쫓겨 많은 수고를 하신 편집진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18년 6월 1일

윤구병ㆍ김희연ㆍ조채영ㆍ김은주ㆍ권선임ㆍ조정민

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ㆍ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편

(사)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 이사장 임재택 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