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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어 좋은사람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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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여름은 111년 만에 찾아온 최고의 폭염이었다. 너무 더워서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놓지 않으면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나는 행운이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집과 학교를 오가며 다소 여유가 있었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글쓰기를 시작하였다. 더 늦기 전에 이열치열의 심정으로 마음을 모아 글쓰기에 집중하였다. 약 세 달여 동안 글을 쓰면서 지나온 나의 30년을 돌아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해서 『함께 있어 좋은 사람, 사회복지사』란 책을 마무리하였다. 보고 또 봐도 많이 부족한 글이다. 그리고 문장 속 행간을 들여다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히 여기는지, 어떤 면이 부족한지 훤히 알 수 있다. 그래서 한없이 부끄럽고 아쉬운 면도 있다. 책에는 그동안 사회복지 현장에서 알게 된 것, 몸소 터득한 것, 겪은 것, 보고 들은 것,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마도 내가 혈기왕성한 나이였거나, 사십 전후 매우 분주한 시기였다면 이 책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쓰는 내내 지금껏 무탈하게 살아온 나의 삶이 진심으로 감사하게 느껴졌다. 비록 한때는 역경도 만났고, 낙심과 절망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험들이 나를 더욱 단련시키고 우물 안 개구리 같았던 내 시야를 조금이나마 트이게 해준 것 같다. 인생은 길게 보아야 한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 나던 적이 있었을까! 살다 보니 사회복지사에 대한 글로 독자들과 만나는 순간이 문득 찾아왔다. 마치 오래 기다렸던 선물처럼 내 인생에 찾아왔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다.

  나는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첫 직장으로 미8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을 했다. 그곳에서 군인가족과 함께하면서 문화적 차이와 관계갈등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군과 결혼하여 살아가는 기지촌 여성들의 모진 삶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었다. 사는 게 고달파도 왜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지, 왜 또다시 돌아와야 하는지, 있는 힘을 다해 살아내야 하는지 젊은 사회복지사의 눈으로 다 헤아리긴 어려웠다. 지금의 내 모습으로 그곳에 다시 선다면, 나의 클라이언트들에게 좀 더 따뜻하고 온정 어린 시선으로 함께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가 된다는 것은 멈춤이 없는 긴 과정이고 삶의 여정인 것 같다. 이 길에서 조급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미8군에서 수년간 일한 후 나는 다음 직장으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가르치는 교수의 일을 하게 되었다. 첫 직장에서 배우고 터득한 것들이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운 사회복지학의 이론과 기술, 가치가 나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값진 밑거름이 되었다. 내가 만났던 사회복지학과 교수님들, 실습지의 선배들, 슈퍼바이저들, 자원봉사 때 만났던 이웃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후 마음속으로 한 가지 다짐을 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소임에 충실하되, 사회복지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복지현장을 가까이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길이 녹록하지 않듯, 교수다운 교수, 사회복지사다운 교수가 되는 길도 결코 쉽지 않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혹여 내 인생에서 ‘이만하면 됐다’는 순간이 찾아오지 않는다 해도, 한번 사회복지사는 영원한 사회복지사라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멈추지 않기를 나 스스로에게 바랄 뿐이다.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은 돈으로도 명예로도 살 수 없는 고귀한 숨결과 인정이 있다. 말로써 다 표현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 보람,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면 그것이 나의 존재이유가 되는 그런 자리가 바로 사회복지사의 자리다.

  올해는 내가 사회복지를 공부한 지 35년이 되는 해이다. 현장 사회복지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살아온 날보다 남은 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이다. 지금껏 그랬듯이, 앞으로도 사회복지사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복지현장에 작은 도움이 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모두가 바라는 복지세상과 현재 어려운 이웃들이 겪는 현실의 격차를 줄이는 데 함께 동참하는 일이다. 내가 하는 일이 좀 더 나은 세상, 클라이언트가 행복한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으면서 묵묵히 나아가는 일이다. 사회복지를 꿈꾸는 학생들을 사랑으로 대하면서 길잡이가 되어주는 일이다. 세상이 힘들어도 끝까지 희망을 노래하는 역할을 멈추지 않는 일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회복지는 나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에서는 사회복지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 사회복지사다운 모습에 대해 평소의 생각을 담았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라 개인적 경험과 에피소드를 살려 가벼운 터치로 의미를 전달하였다. 2부 ‘클라이언트와 함께하다’에서는 복지현장에서 만나는 클라이언트는 누구인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해 가능한 생생하게 담아냈다. 3부 ‘우리는 어떤 관계일까?’에서는 사회복지사와 클라이언트가 만드는 좋은 관계란 어떤 것인지 솔직담백하게 담아냈다. 4부 ‘사회복지사의 복지를 고뇌하다’에서는 클라이언트와 사회복지사가 모두 행복한 세상을 위해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적었다.

  또한 이 책은 딱딱한 학술서나 이론서가 아니다. 사회복지사이면서 교수로 살아온 나의 경험과 평소 생각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그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현장 사회복지사들과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던 것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현직 사회복지사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유용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선배들이 걸었던 그 길을 올곧게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의 열정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은 진정 가치 있는 것이고, 한번 도전해 볼 만한 것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그동안 함께 했던 많은 이들이 떠올랐다. 먼저 첫 직장에서 부족한 사람의 클라이언트였던 분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분들로 인해 사회복지 현장을 알게 되었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아픔과 형편에 대해 내일처럼 바라보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만났던 현장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분들을 통해 사회복지는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것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만났던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끝으로 지금까지 내 삶을 인도해 주신 나의 주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지금껏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부족한 원고를 정성으로 편집해 주시고, 출간을 흔쾌히 허락해 주신 공동체 출판사에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아울러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 나의 부모님께 작은 결실의 기쁨을 돌리고 싶다. 이 한 권의 책이 사회복지사라는 이름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다.


2018년 11월
저자 박미은

 

Part 1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갈 곳이 있는 사람
사명을 따르는 삶
사회복지사다움이란?
인성이 중요한 이유
매력 넘치는 사회복지사
내 이름의 가치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내 눈을 열어준 외국인 학자
나도 예술가
열정과 끈기의 힘
슈퍼바이저에 대한 단상
에피소드 1
에피소드 2
사회복지사의 드레스 코드
사회복지사의 추억 만들기
사회복지사의 두 가지 술?
사회복지사여 꿈을 상상하라


Part 2 클라이언트와 함께하다

동행자
용광로
클라이언트와 함께하다
냉수 한 그릇
돈과 애정
무지개와 개별화
시소와 자기결정
스펀지와 수용
풍선과 감정 다루기
지혜와 심판
비밀의 열쇠는 신뢰
넝쿨과 관여
비 맞는 아이
클라이언트가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
열정과 냉정 사이
변화의 두 얼굴
역경을 겪는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법
괜찮니? 힘들지!


Part 3 우리는 어떤 관계일까?

적당한 거리
마음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행복한 날
우리는 어떤 관계일까?
좋은 관계가 답이다
용납해서는 안 될 것
볼펜 한 자루의 추억
이것만은 꼭 하자
이것만은 꼭 하지 말자
사회복지사인 나도 상처가 있는데
공감피로는 열정의 또 다른 얼굴이다
서비스 배달하는 소리
놀이가 필요한 이유
앗! 나의 실수
기록에 내 마음을 담자
삼각 초점
현장에 부는 프로그램 열풍


Part 4 사회복지사의 복지를 고뇌하다

복지관에 열린 마당을 만들자
눈물의 의미
오늘 지금 만나는 그 한 사람
자원봉사는 왜 하지?
사각지대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중·고등학생들에게
폭염과 인공바람의 차별
승-승 토론이 필요하다
복지현장의 자화상
로봇이 내 마음을 알아줄까?
글을 통한 시대 공감
실습지 풍경 1
실습지 풍경 2
식당이 필요한 이유
사회복지사의 복지를 고뇌하다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리
빈 그릇을 바라보는 이유
사회복지사의 혁신 코드
사회복지사가 뿌리를 내리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