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infant란 어원상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나 영아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과는 다른 방식으로 말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영아식의 말’이 ‘어른들의 말’과는 달라서 우리 어른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아는 ‘영아식의 말’로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 고개를 설레설레 좌우로 흔들기도 하고 때로는 빤히 쳐다보기도 하며 두 눈을 꼭 감고 웃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어른들은 ‘어른의 말’밖에 모르기 때문에 영아가 무엇이라고 하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영아식의 말’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영아가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영아식의 말’을 이해하고 영아싸인을 함께 사용하면 영아들과의 대화가 가능하고 양육이 즐거워질 것이다. 더불어 영아싸인을 사용한 영아와의 의사소통으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고 영아의 정서와 행동의 조절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영아식의 말’, 즉 영아싸인에 대해 안내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영아싸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영아가 영아싸인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영아와의 대화를 위해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를 설명하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목적은 영아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소통하고자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다. 이 책이 영아와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어른들에게 구체적인 안내서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18년 12월
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