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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도서

정신건강, 사회정의와 인권으로 답하다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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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보다 행복하고 존엄하게 일상을 유지하고 미래의 전망을 밝게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 그리고 그곳의 문제와 희망을 정확하게 통찰하기란 쉽지 않다. 이 결과물이 작금의 사회세계를 이해하는 수많은 왜곡되고 편향되며 부정확한 해명의 또 다른 첨가물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마음에 담아두었던 정신의 안녕, 사회정의 그리고 인권을 화두로 한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기로 하였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언급하는 거대 담론은 세계 최저의 출생률과 최고의 자살률, 부의 양극화와 사람의 도구화 등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생활세계의 각 개인들은 ‘여기는 지옥’, ‘이번 생은 망했다’를 외치며 고통과 절망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어떤 계층이나 영역의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이나 마음으로부터 예외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 분위기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책에서는 우리 공동체를 ‘돈 중심의 극단적이고 이기적인 무한 경쟁 사회’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는 사회적으로 가장 나약한 사람, 예를 들면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멘탈이 약하다’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 그리고 궁핍한 사람들이 절망 속에서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이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사회정의(社會正義, social justice)와 인권(人權, human rights) 문화의 형성임을 강조한다. 어쩌면 백면서생(白面書生)의 공리공론(空理空論)일지도 모르겠다.
 무릇 학자라면 출생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정책이나 서비스를 제안하든지, 일반 대중의 자살이나 자살생각을 낮추는 데 꼭 필요한 대안들을 제시하거나, 부가 공평하게 배분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마련하며, 사회세계에서 광범하게 발생하는 갑질을 없앨 수 있는 방안들을 일목요연하게 제안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개인의 생활세계와 너무나도 멀리 떨어진 ‘정의’와 ‘인권’을 이야기하는 자체가 난센스(nonsense)로 치부될 수도 있겠다.
 오늘날 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출생률 증가 정책, 자살예방 정책, 소득 분배 정책, 인간 존중 대책들이 일반 대중의 피부에 직접 와닿지 않는다. 우리 공동체의 거시적 고통 지표들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각 개인들의 혼란과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르게 정부당국과 지배계층은 사회구성원의 불안과 아픔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 역사적 예로, 일제 강점기에 발생한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한 자살률 급등을 조선총독부가 ‘정신착란’이나 ‘신경쇠약’으로 인한 개인적 원인으로 돌리려 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우리 공동체에서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까지와는 다른 해명과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다소 느리게 공동체를 변화시키거나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사회 일각에서 이미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는, 즉 우리 사회가 보다 정의롭게,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이 인권을 향유하도록 하는 사회적 장치의 보편화이다. 이 책에서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과 가족, 마음이 민감하여 고통을 크게 느끼는 사람, 궁핍한 사람, 큰 충격으로 인한 두려움과 혼란을 겪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 공동체가 마주해야 할 현재와 미래 목표를 ‘사회정의’와 ‘인권’으로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사회세계나 개인의 일상세계에서 두 개념이 현실화되어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이 책은 많은 도움에 의해 완성될 수 있었다. 우리 사회의 공동 자산으로 운영되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저술을 지원하였으며, 저자가 소속된 경남대학교 및 동료들의 지지와 격려도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출판을 흔쾌히 수락하고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지식공동체의 모든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들과 출간의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의 숙제를 마친 홀가분함과 새로운 도전의 압박이 공존한다. 모든 사람들이 희망과 행복을 향유하기를 기원하며 힘을 보태고 싶다.

2020년 어느 늦가을 엄태완



 

01 우리 시대의 정신건강 11

   1. 정신건강의 시대적 상황 13
   2. 위기의 정신건강 22
   3. 정신건강 회복의 새로운 해명 39

 

02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담론 43
   1. 새로운 담론 형성을 위한 성찰 45
   2. ‘문화와 정신건강’이라는 담론 55
   3. 사회정의 및 인권 문화와 정신건강 60

 

03 사회정의와 정신건강 67
   1. 평등주의 및 공리주의에서의 정의 71
   2. 자유주의 및 공동체주의에서의 정의 79
   3. 사회정의 문화 형성과 정신건강 107

 

04 인권과 정신건강 111
   1. 인권의 의미와 세계인권선언 115
   2. 사회적 약자의 인권 124
   3. 인권 문화 형성과 정신건강 132

 

05 아무도 모르는 정신적 고통과 회복 137
   1. 자살로부터의 회복 139
   2. 불안으로부터의 회복 161
   3. 우울로부터의 회복 179

 

06 모두가 고통스러운 정신적 장애와 회복 199
   1. 발달장애로부터의 회복 201
   2. 치매로부터의 회복 223

 

07 모두가 두려워하는 정신질환과 회복 239
   1. 조현병의 이해 241
   2. 조현병의 개인 중심 대처 249
   3. 사회정의와 인권 관념으로의 전환 258

 

08 사회에 의한 정신적 고통과 회복 271
   1. 사회적 트라우마  273
   2. 사회적 트라우마의 개인 중심 대처  286
   3. 사회정의와 인권 관념으로의 전환 298

 

에필로그 319
   1. 사회정의와 인권 문화의 형성 321
   2. 보다 희망적이고 인간 중심으로 연결된 사회로의 전환 324